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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정글만리

by 헣푸로 2020. 2. 9.

정글만리2 P.348

“응, 중국은 그런 데가 있는 나라야.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는 원칙에 따라.”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 봐.

모든 일에 아주 그러듯하게 적용되는 중국식 편의주의야

 

 

하버드대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하는 문학책이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집안의 형제들]이었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것이 각종 추리소설들이었다.

학생들은 인간과 삶의 심오함에 대해서는 도스토옙스키에 기댔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추리소설들을 읽으며 풀었던 것이다.

 

 

세계에는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2대 상술이 있소.

유태인 상술과 중국인 상술이오.

그 DNA를 인위적으로 막은 게 마오쩌둥이 주도한 공산혁명이오.

그렇게 몇 십년 동안 막혔던 것이 한꺼번에 봇물 터지듯 한 게 덩샤오핑이 주도한 개혁개방이오

그가 인민들을 향해서 드높이 외친 3대 구호가 있소.

첫째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최고다 하는 흑묘백묘론

둘째 먼저 부자가 되어라 하는 선부론

셋째 부자가 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한 성부광영론이오.

 

[사기]를 쓴 사마천은 2,100년쯤 전 사람인데 돈과 인간의 심리에 대해 아주 기막히고 절묘한 표현을 했소.

자기보다 10배 부자면 헐뜯고, 자기보다 100배 부자면 두려워하고, 자기보다 1,000배 부자면 고용당하고

자기보다 10,000배 부자면 노예가 된다.

정치제도는 봉건제도였지만 경제구조는 그 때 이미 자본주의 형태였다는 것 등을 두루두루 확인하게 해 주고 있소.

 

똑같은 땅에, 똑같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었는데 할당량을 내고 나머지는 각자가 갖기로 한 그 사실 하나가 바뀐 것으로 결과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소. 6배였소. 인민공사 식으로 하면 5년간의 생산량과 맞먹는 것이었소.

이건 뭘 입증하는 거요?

사회주의 체제의 집단영농이란 것이 얼마나 비생산적이고 비능률적인가를, 사람들이 서로가 책임 떠넘기기기에 급급하며

얼마나 게으름을 피우고 살았는지를 여실하게 보여는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이었소.

또한 그와 동시에 인간이 가진 사유재산의 욕구가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인간은 본성적으로 사회주의적 존재가 될 수 없고 자본주의적 존재라는 사실을 이보다 더 생생하게 입증할 수는 없었소.

덩사오핑은 즉각 그 방법을 수용해 전국적으로 실시하게 했소.

그게 바로 농토는 국가가 소유하고 경작권은 농민들에게 부여하는 개혁개방 신농법이었소.

농민들은 수확량의 평균 20퍼센트 정도만 세금을 내고 나머지는 다 자기들이 갖게 된 것이오.

그 결과가 어떻게 됐겠소.

쌀이 모자라 해마다 삼모작 하는 동남아 국가에서 수입했는데, 더는 수입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오.

그뿐이 아니오. 해마다 생산이 늘어나 수출까지 할 수 있게 되었소.

그래서 중국공산당은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됐다고 큰소리를 치게 된 것이오.

20세기 사회주의 국가들이 생생하게 입증해 주었소.

그리고 자본주의 형식이 중국 사회주의를 살려낸 역설이오.

 

소련 수상 흐루쇼프가 '정치인들이란 강도 없는데 다리를 놓겠다고 하는 자들이다.'한 것이다.

10년 동안 소련은 여전히 집단농장 체제 속에서 해마다 물자부족이 심화되어 가고 있었소.

농민 두 사람이 앞의 농민은 땅을 헤짚고, 뒤의 농민은 그 땅을 덮는 이상한 짓을 계속하고 있었소.

왜냐하면 씨앗을 뿌려야 할 가운데 사람이 안 나왔기 때문에 자기들 임무만 다하고 있는 것이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진부해진 진리가 있지 않소.

중국인민들은 놀랄만큼 당과 관리들에 대해서 너그럽고 믿음을 가지고 있소.

중국 인민들 중에 성인치고 관리들의 타락과 횡포를 모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소.

또 그걸 모두 싫어하고 비판하고 있소.

그러면서도 그들은 능력이 있고, 나라를 위해 애쓰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오.

이것이 서양사람들도, 우리 한국사람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중국사람들의 복잡함이오.

또 하나의 문제는 중국 정부 당국이오.

세계적으로 정보력이 뛰어난 그들이 외국의 비판을 모를 리 있소?

더구나 관리들의 부정부패는 거울 속 들여다 보듯 환히 알고 있소.

그런데 왜 척결을 못 하느냐고? 그건 서양식 논법일 분이오.

거대한 조직이 움직이려면 조직원들의 절대충성이 절대요건이오.

그 절대충성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겠소?

적당한 타락을 적당히 묵인하는 것, 그게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수천 년 동안의 요령이고 전통이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아직 나라가 망할 정도는 아니라고 느긋할 수 있는 것이오.

 

서양국가들은 중국에도 민주화 투쟁이 일어나 민주주의가 실현될 거라고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소.

허나 그것이야 말로 중국 인민들의 마음을 완전히 외면한 일방적 잠꼬대일 뿐이오.

이런 천국을 베풀어 준 게 당이고 정부요.

그러니 별다른 불만이 없고 오로지 기대가 있을 뿐이오.

나라가 우리를 이렇게 잘살게 해 주었으니 조금 더 참고 기다리면 더 잘살게 해 줄 것이다.

이런 믿음은 누구한테서나 확인할 수 있소.

그러니까 절대 다수의 서민들은 선거의 자유라는 것에 거의 관심이 없고, 서양어론들이 기대해 마지 않는 민주화투쟁이란 요원할 뿐이오.

그러니 소수 지식인들이 벌이는 민주화 투쟁은 14억의 바다 위에 피어났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물거품일 뿐이오.

그들은 너무 빨리 가고, 인민들은 너무 느리고 그렇소.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 다음에는 의심하지만 계속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

이건 독일 나치스의 선전장관 괴벨스가 한 말이오.

중국인민들도 당의 끝없이 되풀이되는 정치선전 속에서 그렇게 되어 버린 것이오.

머리를 내미는 새가 총 맞는다. 뭐든 다 네 맘대로 해도 되지만 공산당과 적이 되는 일은 하지 말아라

그리고 당에 도전하거나 거역하게 되면 어떤 일을 당하게 되는 지를 계속 확인하면서 중국 인민들은 살아왔소.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천안문사태, 파룬궁 검거와 금지 사태 등을 거치며 중국 인민들은 침묵이 금인 것을 체특하고 익힌 것이오.

나라에 정책이 있다면 우리에겐 대책이 있다. [상유정책 하유대책]

 

 

 

차를 따를 때 너무 많이 따르지 말고 찻잔의 70퍼센트 정도만 따르도록 하시오.

나머지는 그냥 빈 공간이 아니라 마음을 따르는 거니까

 

안개 자욱한 심산계곡에 뱃사공 혼자 상앗대질하는 조그만 배 한 척이 떠 있었다.

차는 깊은 명상에 잠기며 혼자 마시는 맛이 으뜸이라고 했다.

그 다음이 서로 말이 필요없이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벗과 마시는 것이라고 했다.

그 다음부터는 사람 수가 많아질수록 차 맛은 떨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잔은 두 개 뿐인 것인가?

 

황제라 하면 왜 그렇게들 떠받드는지 모르겠단 말이오

사회주의혁명을 했다는 나라가...

백성들을 핍박한 자들인데...

황제 권력에 대한 절대주의, 신봉주의가 중국인들의 영혼에 아로 새겨져

그들만의 DNA가 되어 오늘날까지도 권력순응주의, 권력굴종주의가 되어버린 게 아닌가 싶어요.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축첩경쟁도 모르는 척 태연한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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