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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언어의 온도

by 헣푸로 2020. 12. 11.

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와 끔찍함을

아파 봤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아프지 않게 할 수도 있다

 

좌우봉원이라는 말이 있다

주변에서 맞닥뜨리는 사물과 현상을 잘 헤아리면 근원과 만나게 된다는 뜻이다

일상의 모든 것이 공부의 원천이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건 작은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

 

내가 내뱉은 말을 합리화하기 위해 거짓말을 보태게 되고,

상대의 말보다 내 말이 중요하므로 남의 말꼬리를 잡거나 말허리를 자르는 빈도도 높아진다

필요 이상으로 말이 많아지는 이른바 다언증이 도질 때면 말무덤을 떠올리곤 한다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쪽 걱정돼서 하는 얘기인데요...'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법인다

입을 닫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잘 말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가끔은 내 언어의 총량에 관해 고민한다

다언이 실언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으려 한다

말 무덤에 묻어야 할 말을, 소중한 사람의 가슴에 묻으여 사는 건 아닌지...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라며 사랑을 전한다

'그냥'이라고 입을 여는 순간 '그냥'은 정말이지 '그냥'이 아니다

 

사랑이란 감정은 은유와 무척 닮았다

사라은 메타포로 시작된다. 라고

 

좋은 질문은, 무엇이 문제인지 깨닫게 한다

그리고 문제를 인식하는 순간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첫번째 발판인지 모른다

호기심이 싹틀 때 "원래 그렇다"는 말로 억누르지 않았으면 한다

삶의 진보는, 대개 사소한 질문에서 비롯된다

 

적확히

톺아볼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기다려야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런 느낌은 미시감이다

여러 번 경험한 적 있는 일을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느끼거나 그렇게 착각하는 것을 일컫는다

기시감의 반대 개념이다

 

계절의 틈이 벌어질 때 사람들은 각자의 방편으로 소박한 행사를 치르곤 한다

어떤 이는 장롱에 묵혀둔 옷을 꺼내 말끔히 손질하거나 새롭게 수선한다

의식으로 의식을 거행하는 셈이다

 

'굿 윌 헌팅'

네 잘못이 아니야 It's not your fault

이런 멋진 대사를 선물한 로빈 윌리엄스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듣던 날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종종 착각한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안도감이지 행복이 아니다

얼마 못 가 증발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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