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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배꼽, 그리스 (박경철)

by 헣푸로 2021. 3. 6.

실제 그리스와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은 유로존 가입 기준에 맞지 않았었다.

독일과 프랑스를 위시한 중심국들은 이들 국가가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짜고

국가부채와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분식회계를 눈감아주었을 뿐 아니라,

유로존에 가입함으로써 이들 나라의 재정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낙관했다.

독일의 헬무트 콜 총리는 유로존 내에 무역장벽을 없앤 후 자국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통일독일이 주변국에 위협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말이다.

이렇듯 서로가 동상이몽으로 가능한 많은 주변국들을 유로존에 끌어들이려고 했던 것이다.

 

거기에 부패한 그리스 정치인들의 탐욕까지 가세했다.

아테네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키려면 유로존 가입이 필요했다.

대대적인 공공 공사를 통해 떡고물을 챙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하자 예상대로 자금이 낮은 금리로 물밀듯이 들어왔다.

경기는 흥청거렸고 해변가 빌라들의 가격은 적게는 두 배에서 열 배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광란의 축제가 끝난 후 그리스는 목 잘린 닭처럼 비틀거리며 쓰러질 때만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 와중에 독일기업 지멘스는 공공 공사 수주 대가로 그리스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는데,

그것이 전 유럽을 들썩이게 한 '지멘스 게이트'였다.

정말 그리스는 털도 안 뽑인 채 잡아먹힌 영계백숙이 된 꼴이었다.

 

 

육체와 영혼의 갈등과 분열을 이겨낸 자라....

건강을 생각해서 담배를 끊자고 결단을 내려도 얼마 안 가서 금세 '까짓 살면 얼마나 산다고'...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성적으로 생각할 때 결심은 굳건하지만 '피곤하면 효율이 떨어지니

오늘 하루만 쉬자'라고 쉽사리 무릎을 꿇고 마는 게 현실이다.

즉 오래된 육체의 습관이나 안락에의 유혹이 이성을 지배하는 게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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