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74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단테를 덮어 버리고 바다를 보았다. 갈매기 한 마리가 파도에 몸을 맡기고 출렁이며 몸을 내맡기는 데서 오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런 기쁨은 누려 본 적이 없었다. 흔한 기쁨이 아니라 숭고하면서도 이상야릇한, 설명할 수 없는 즐거움 같은 것이었다.... 나는 돈, 일꾼들, 고가 케이블 등 모두를 잃었다... 모조리 날아가 버린 것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정확하게 모든 것이 끝난 그 순간에 뜻밖의 해방감이 밀려왔다. 복잡하게 얽힌 필연의 미궁에 들어갔다가 구석에서 놀고 있는 자유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빗나갔을 때, 자신의 영혼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그 인내와 용기를 시험해 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어떤 이는 하느님이라고 부르고 어떤 이는 악마라고 부르는 보이지 않는 이 강력한 적.. 2024. 1. 20. [계속 가보겠습니다] 임은정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가리라 그리 마음먹고 가지만, 기실 바람이 아니다 보니 그물에 걸리면 생채기가 생긴다. 이렇게 부딪쳐 가다 보면 결국 그물이 찢길 터. 그리 믿고 씩씩하게 걷자. 그리고 내 뒷사람들이 아프지 않게 이 그물을 찢어버리고 말 테다. 이사 열전 편에 이르기를 '태산은 흙 한 덩이도 마다치 않기에 태산이 되고, 바다는 물 한 방울도 가리지 않기에 바다가 된다'고 하는데, 서로 다른 생각을 토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서 어떻게 검찰 발전을 기대하고, 소통을 통한 조직 상하의 일체화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용서는 피해자의 권리이고, 책임을 묻는 것은 조직의 의무 용서는 피해자의 의무가 아닌 권리이고, 사과는 가해자의 선택이 아닌 의무입니다.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을 알 수 있고, 동.. 2023. 12. 6. [행동경제학] 리처드 탈러 정치, 경제, 좀 더 보편적으로 말해서 모든 사회과학을 떠받치고 있는 학문은 명백하게도 심리학이다. 심리학 원리에서 사회과학의 법칙을 이끌어 낼 날이 언젠가 찾아올 것이다. -빌프레도 파레토, 1906 시험은 100점이 아니라 137점을 만점으로 한다. 학점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을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활용하는 모형, 즉 호모사피엔스가 아니라 호모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이콘'이라는 가상적 존재를 가정하는 모형이다. 경제학 이론에서 핵심적인 가정은 사람들이 최적화(optimizing)작업을 거쳐 선택한다는 것이다. '합리적 기대(rational expectation)'에 따라 선택한다. 제한된 예산 내에서 최적의 조합을 선택한다는 '제약적 최적화(cons.. 2023. 11. 28. [넛지 Nudge]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해제_업그레이드된 행동경제학 [넛지] 최정규(경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합리적이라함은 여러 가지 선택 대안들을 놓고 어떤 대안이 더 나은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완비성), 이들 대안들을 놓고 내린 판단이 일관되어야 한다는 것(이행성. A가 B보다 좋고, B가 C보다 좋다면 A는 C보다 좋아야 한다)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에 그쳐버린다면 행동경제학의 메시지는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의 영양가 없는 이야기에 그칠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래서 어쩌라고?" [넛지]는 행동경제학자가 처음으로 내놓은 대답이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경제학의 패러다임은 일반균형론이다. 경제주체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득만을 극대화하고자 행동하더라도 이런저런 가정이 충족된다면 이들의 행동이 .. 2023. 9. 25.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죽어간 것들은 무거웠다 두고두고 무거웠다 그러나 그러지 마라 그래도 그러지 마라 그러니 그러지 마라 신은 한번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일곱 살 때 아버지를 빼앗아 갈 때도 노동자로 천대받고 억울하게 짓밟혀도 참혹한 지하 밀실 고문장의 절규에도 사형을 받고 무기징역을 살 때에도 30년을 음해와 비난에 상처 깊을 때도 ... 이제 와 문득문득 생각하느니 인생 내내 고생 참 달다 빌어먹을 신의 선물 이유 없는 고통이 아주 많다 '어찌할 수 없음'에 순명할 것 '어찌해야만 함'에 분투할 것 기억하라 한 시절 잘못된 자들이 설친다 하여 함부로 좌지우지되는 역사인 줄 아느냐 고통의 날에도 다시 해는 뜨고 꽃은 피고 경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오늘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 것 미래를 위해 오늘을 유보하지 말 .. 2023. 9. 14.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유시민 인문학은 원래 그래. 명확한 진리를 밝힌다기보다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든 그럴법한 이야기를 만드는 학문이지. 파인만이 보기엔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불분명했겠지만, 거만한 바보라고 한 건 지나쳤어. 내 생각이 잘못이라는 걸 아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가 옳다고 믿는 이론이 옳다는 증거가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지 않았다. 그러면서 인간과 사회에 대해 알 만큼 안다고 생각했다. 신고전파 경제를 완성했다고 평가 받는 마셜, 거시경제이론을 창안한 케인즈, 게임이론으로 경제학을 혁신한 내시, 경제지리학으로 무역이론을 한 차원 높인 크루그먼 나름 공부를 잘한다는 경제학과 학생들이 머리를 쥐어뜯는 문제를 부전공으로 경제학 강의를 듣는 수학과 학생들이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광경을 나는 여러 번 보았다. .. 2023. 9. 12. [역행자] 자청/송명진 인간이 경제적, 시간적, 정신적 자유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성과 유전자의 명령대로만 살아서'이다. 가장 처음으로는 무의식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무의식은 이성적으로 바꿀 수 없다. 누군가 '너는 자유를 얻을 수 있어'라고 말하더라도 당신의 무의식은 '나는 할 수 없어'라며 방어기제를 펼친다. 이 기제를 우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토리'다. 자신과 똑같은 상황에서 자유를 얻어낸 이야기를 50여 개 정도 듣게 되면 무의식에는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균열을 만든 뒤 역행자 7단계 모델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자유를 얻어내야 한다. [역행자의 7단계 모델] 1단계. 자의식 해체 열심히는 살지만 자의식의 지배를 받아 '돈 버는 법' 자체에 대한 심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열등감이 .. 2023. 9. 6. [AI 강의] 박태웅 몬테카를로 알고리듬 한 변의 길이가 2미터인 정사각형에 내접한 원의 넓이를 구하시오. 인공지능은 정사각형 속에 무작위로 발생시킨 점을 쏩니다. 수십만 개, 수백만 개를 쏜 다음, 전체 점의 숫자에서 원에 들어간 숫자의 비율을 구합니다. 여기에 원에 들어간 점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면 그게 원의 넓이가 됩니다. 이렇게 구하는 게 반지릅의 제곱*원주율(π)로 구한 것보다 빠릅니다. 1,000만개, 1억 개의 특징들 하나하나에 대해 가중치를 줍니다. 이렇게 매긴 가중치를 '매개변수'라고 부릅니다. 그러곤 '어떤 특징들에 몇 점을 줬을 때 고양이를 잘 가려낼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돌려봅니다. 인공지능이 맞히기는 기가 막히게 잘 맞히는데, 왜 잘 맞히는지를 인간이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 2023. 8. 26. [사장으로 산다는 것] 서광원 [독후감] 저는 어려서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있는 책을 다 읽는다는 건 불가능하기에 좋은 책을 골라서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책이 좋은지는 읽어 봐야 하는데, 그럴수가 없으니 좋은 책을 선택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주위의 사람들이 읽고 있거나 추천해 주는 책이 있으면 구입해서 읽어보고 있습니다. 사장님이 책을 사주셔서 책 선택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사장은 왜 힘들까이고, 또 하나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였습니다. 제 질문에 대한 이 책의 답변과 읽은 후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번째로 사장은 왜 외로운가? 사장이 회사를 바라보는.. 2023. 7. 25. 이전 1 2 3 4 5 ··· 20 다음